저출산, 청년은 죄가 없다...장년 세대가 해야 할 일들

업체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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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ttps://economy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7/10/2023071000041.html
  •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낮은 출산율과 과도한 수도권 집중에 직면하고 있다. 인구의 도시 집중과 출산율 감소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래전 영국, 독일, 러시아가 순차적으로 출산율 증가와 산업화 그리고 출산율 감소를 겪었다. 늦게 산업화한 나라일수록 더 가파르게 출산율이 증가하고 감소했다. 영국보다는 독일이, 독일보다는 러시아가 훨씬 더 가파르게 출산율이 증가한 후 감소했다. 일본과 한국도 유사한 과정을 겪었고 중국이 그 과정에 있다. 현재 선진국 인구의 80%는 도시에 살고 있고, 선진국 가임 여성의 합계 출산율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출산율인 대체 출산율보다 모두 낮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출산율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 세계 1위로, 짧은 기간 내 매우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빠른 변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신동우 나노 회장
케임브리지대 이학 박사, 
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현 한양대 특훈교수, 현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신동우 나노 회장
    케임브리지대 이학 박사, 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현 한양대 특훈교수, 현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우리 국민은 경쟁심이 매우 강하고 감정적인 특성이 있다. 청년들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보여 주기식 경쟁이 열등과 우울을 자초하고 자신감을 잃게 한다. 남과 비교해 조금이라도 더 높은 목표를 선택하고 이 목표를 빨리 달성하기 위해 매진한다. 그간 같은 목표라도 남보다 더 빨리 달성하면 더 큰 성공이라 인정했다. 빠른 진급, 최연소 합격, 최단기 졸업, 최단기 준공 등 남다른 경쟁심을 특유의 감정으로 결합한 엄청난 힘은 안방에서 치른 88올림픽과 2002월드컵 4위의 기적을 만들었고, 최단기간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달성했다. 압축한 만큼이나 10년 나이 단위로 경험한 사회가 매우 달라 10년 주기의 나이대별로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이 다르다. 그렇기에 연령대별 유권자의 투표 성향도 매우 다르다. 

    한국전쟁 이후 지난 70년간 우리는 역사상 가장 번영하는 시기를 살아왔다. 그러나 청년들은 그 번영의 시기가 앞으로 계속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출산율은 주식처럼 미래의 희망을 반영한다. 현재 적자라도 미래에 흑자가 예상된다면 주가가 오른다. 마찬가지로 미래에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면 출산율은 올라간다. 산업화를 경험한 국가는 예외 없이 산업화 이전에 이미 출산율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향후 누리고 싶은 삶의 기준은 높은 데 반해 이 목표를 미래에 달성할 수 있는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결혼과 육아에 따른 책임을 감당하기 힘들어한다. 또 자유롭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늘려 가기를 원하는 청년에게 결혼과 육아는 그 선택지를 줄이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 부모 세대의 오늘은 그 이전 세대가 과거에 보여준 희망을 믿고 실현한 것이다. 그 희망은 아직 오지 않은 정점을 향해 우상향하는 희망이었다. 마찬가지로 청년 세대의 미래는 부모 세대가 오늘 보여준 희망에 좌우된다. 그러나 그 희망은 이미 정점을 지나 우하향하는 전설이 됐다. 그 불안의 와중에서 선택지를 늘리기 위해 가족과 육아의 책임을 제거한 것이다.

    서울은 우리나라 유일의 자립 가능한 대도시다. 뉴욕, 런던, 파리, 도쿄 등 세계 일류 도시와 견줄 만하다. 서울만큼 첨단 산업, 교육, 문화 금융 인프라를 갖춘 도시는 거의 없다. 그렇기에 청년들은 수도권으로 몰려간다.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그러나 청년의 선택은 장년의 책임이다. 청년이 오늘의 서울을 만든 것은 아니다. 결국 절망 가운데서도 무언가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공무원 시험으로, 수도권 셋방으로 몰려가는 것이다.

    단기 처방은 백약이 무효하다. 새로운 희망은 언제나 새로운 세대와 함께 태어난다. 청년을 위해 장년이 해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장년은 집 나간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으로 자책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장년 세대 성공 신화의 교훈을 청년에게 기대하고 강요하거나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부모는 청년의 든든한 의지처가 돼야 한다. 그래야 청년이 필요할 때 용기를 낼 수 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청년 스스로 선택할 수 하도록 포용하고 응원해야 한다. 청년은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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