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가 K-방산에 앞서 폴란드 시장 뚫은 비결은···지방 중소기업의 독특한 글로벌 경영

업체관리자

view : 551

  • http://www.oknews.news/news/articleView.html?idxno=11148
  •  글로벌 경영에 나서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좁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직수출이나 해외 법인 설립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경북 상주에 본사를 둔 (주)나노(대표 신동우)의 글로벌전략은 독특하다. 사례를 보자. 이 회사의 신동우 대표(63)는 지난 23일 폴란드 국영발전소와 54억원어치의 ‘초미세먼지 제거 소재(탈질촉매)’ 수출계약을 맺었다. 그는 25일 “서울 경복궁 부근 폴란드대사관에서 폴란드 영사가 입회한 가운데 현지 국영발전사에 공급하는 50쪽짜리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노 제품을 폴란드 국영 화력발전소에 처음 공급한 것은 2017년으로 K-방산보다 훨씬 오래전”이라며 “그때부터 매년 거르지 않고 이를 공급해 금년까지 116억원어치를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주분을 합칠 경우 공급액은 모두 170억원어치에 달한다.

    신동우 나노 대표가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소재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나노 제공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어떻게 폴란드 시장을 뚫었는가 하는 점이다. 한양대 공대(재료공학 전공), KAIST 석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한 신 대표는 대기오염물질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시시키는 탈질촉매가 초미세먼지를 제거해 생명을 구하는 소재라고 확신하고 창업했다.

     그뒤 한국에서 2007년부터 격년 등의 주기로 6회에 걸쳐 학술대회를 열었다. 초청대상은 각국의 바이어 및 이 분야 전문가들이다.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기술과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회사설명회 성격의 학술대회였다.

     2014년 해운대에서 대회를 열었을 때 미국 환경설비 회사에 재직중인 마크 부자노우스키 박사(화학공학)가 참석했다. 폴란드계 미국인이다. 나노 제품에 매료된 그는 자신이 재직하는 미국회사를 위해 제품을 사가다가 그 회사를 그만두고 2015년부터 미국의 나노 법인장으로 일했다.

     2016년부터 폴란드가 화력발전분야에서 유럽연합 수준의 환경 규제를 시작되자 아예 모국으로 돌아가 나노의 현지 영업을 담당했다. 현재 나노의 폴란드 영업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이번 수주도 그가 일궈낸 것이다.

     이 회사는 자사 제품을 전폭적으로 신뢰해 협력하는 외국인 전문가들을 다수 두고 있다. 회사 설립 초창기엔 막스플랑크연구소 재직중 알게된 독일인 친구들(교수 및 박사급 전문가) 4명이 틈틈이 한국에 건너와 무보수로 생산라인 건설과 제품의 품질 향상을 도왔다. 이들은 나노가 출시한 초기 제품을 독일 발전소에 납품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이런 납품실적을 발판으로 나노는 일본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던 국내 화력발전소 탈질촉매시장의 대부분을 대체했다. 이들 독일인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나노 본사엔 이들 4명의 얼굴을 새긴 ‘독일인 명예의 전당’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말엔 에티오피아 최고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아디스아바바 대학 출신 박사 3명을 채용해 연구개발 등을 맡기고 있다.

     신 대표는 “지방 중소제조업체는 연구개발과 해외마케팅 분야의 고급인력 확보가 어렵다고 한다”며 “하지만 눈을 밖으로 돌려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약 700만명에 달한다”며 “우리는 창업이념인 ‘맑은공기’를 구현해 생명을 살리는 일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필립 중견ㆍ중소기업전문기자 salzburg77@oknews.news

    출처 : 오케이뉴스(http://www.oknews.news)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