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의 걸림돌, 한계 자원과 인구 급증

업체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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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ttps://economy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6/19/2023061900042.html
  • 집, 가전, 자동차 등 우리 주위의 모든 제품은 예외 없이 목재, 금속, 플라스틱, 세라믹 등 네 종류 소재로 만들어져 있다. 범용 제품은 그 소재 원료가 거의 무한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숲, 철광석, 원유 그리고 지구 표면의 흙이 그 원료다. 반대로 소재 원료 매장량이 제한적이면 범용 제품이 될 수 없다. 범용 제품은 무한정의 원료를 거의 무한정의 화석연료로 가열해 제조하기 때문에 값싸게 제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탄소가 발생한다. 이산화탄소가 기후 재앙의 원인이 되는 것은 오래전부터 예견됐고 경험으로 검증돼 이를 줄이는 데 모두 동의하였다. 그래서 내연기관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고,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한 신재생 발전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런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의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신동우 나노 회장
케임브리지대 이학 박사, 
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현 한양대 특훈교수, 현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신동우 나노 회장
    케임브리지대 이학 박사, 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현 한양대 특훈교수, 현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우선 현재 전기 생산에 사용하는 석탄과 천연가스는 화석연료 사용량의 25% 정도다. 그 외 난방 및 조리, 비료 및 식량, 산업연료 등에 직접 사용하는 화석연료 비중도 상당하다. 또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최종 에너지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다. 미국, 중국, 한국에서 지난 20년간 신재생 설비를 50배 이상 늘렸으나 여전히 천연가스와 석탄 등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실제 발전 비중은 65% 이상이며, 신재생은 10% 내외다. 그간 신재생 설비를 많이 설치했지만, 실제 전기 생산은 그 설비 생산능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바람과 햇빛이 필요할 때 발전원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재생 모범국인 독일은 지난 20년간 신재생 발전 설비 비중을 40%로 과감하게 늘렸다. 그러나 필요할 때 전기를 생산하지 못해 모자라는 전기는 이웃 나라에서 화석연료와 원자력으로 만든 전기를 수입하고 있다. 독일의 총에너지 중 화석연료 의존은 여전히 80%에 가깝다. 

    전기차 배터리는 핵심 소재의 원료 매장량과 공급 수월성이 걸림돌이다. 이차전지 배터리 소재 중 가장 비싼 양극재를 지금과 같이 니켈, 코발트, 망간 소재로 만든다면, 2025년 친환경 자동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2만t 이상의 코발트가 필요하다. 

    지난해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의 코발트 사용량은 약 6만t이었다. 현재 코발트 원광의 약 70%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채굴되고 있으나 그 양이 제한적이고 환경 오염이 심각하다. 그래서 코발트양을 줄이고 니켈양을 늘리거나 보다 매장량이 많은 리튬, 철, 인산을 소재로 하는 양극재가 대안이 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현재 음극재와 양극재의 중국 의존도를 각각 80%와 50%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원료 끝단으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국은 배터리 핵심 소재 원료의 끝단을 정·제련해 대량으로 염가 제공 가능한 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 중국의 양극재와 음극재 원료 끝단 공급량은 약 80% 수준이다.

    이외에도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한대 당 희토류를 포함한 희소금속이 다섯 배 이상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기차 고성능 모터에 필수적인 희토류 원소는 역시 해상풍력 모터의 필수 구성 원소다. 그러나 희토류 원소는 강한 방사선 물질과 같이 존재해 선진국에서는 매장이 확인돼도 채굴과 정제가 불가능하다. 

    지난 30년간 인구 증가도 탄소 중립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 인구는 지난해 80억 명을 넘어섰다. 그간 선진국 인구는 정체됐지만,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대륙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지난 30년간 인구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20% 증가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인구 증가율이 높고, 더 싼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유연탄, 갈탄, 목재 같은 질이 낮고 탄소 배출량이 많은 연료를 사용한다.

    결국 중국이 핵심 원료 끝단으로 탄소 중립의 목줄을 잡고 있고, 인도 등 서남아시아·아프리카의 급증하는 인구가 그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탄소를 줄이기 위한 선진국의 엄청난 노력에도 전 세계 에너지 총량 중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은 변함없이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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